육즙 살리려면 ‘래스팅’이 더 중요해

[미트러버뉴스=신선화 기자] 2017년 국내 발간된 'The Food Lab'에서는 19세기부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시어링에 대한 오해를 풀 수 있는 실험이 기재됐다.

‘시어링 Searing’의 뜻은 ‘타는 듯한’ 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표면에 열을 가해 마이야르 반응 및 캬라멜화 반응을 일으킨 것을 의미한다.

먼저 마이야르 반응이란, 130에서 200도 사이의 높은 고온에서 당과 아미노산이 반응하며 먹음직스러운 갈색으로 변하고 특유의 풍미를 생성하는 것이다. 캐러멜화는 당류의 가열에 의해서 식육이 갈색으로 변화하는 반응이다.

불판 위에서 갈색빛으로 익어가는 식육. ⓒ신선화 기자
불판 위에서 갈색빛으로 익어가는 식육. ⓒ신선화 기자

시어링 작용은 이러한 작용에 의해 식육 표면의 단백질이 변성되며 덮개를 생성하고, 내부까지 열 전달을 방해해 내부의 육즙을 보존할 수 있다는 이유로 19세기부터 현재까지 식육의 육즙을 보관하는 방법 중 하나로 전해지고 있다.

‘The Food Lab’의 저자 J. 켄지 로페즈 알트(J.Kenji Lopez-Alt)는 이러한 논리가 잘못됐음을 입증하고자 두 개의 스테이크를 이용해 실험을 진행했다. 시어링을 한 뒤 오븐에 구운 스테이크와 오븐에 구운 뒤 시어링을 한 스테이크를 방치한 후 흘러나온 육즙의 무게를 측정했다.

시어링이 육즙 보존 효과가 있다면 시어링을 한 다음 오븐에 구워낸 스테이크의 육즙량이 적어야하지만 두 스테이크 모두 비슷한 양의 육즙을 잃었다. 즉, 시어링과 육즙 보존은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시어링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시어링의 과정 중 발생하는 마이야르 반응과 캬라멜화에 의한 풍미, ‘고기의 풍미와 불 맛’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스테이크의 조리 중 육즙과 더 밀접한 관계를 갖는 것은 조리 후 바로 섭취하지 않고 방치하는 ‘래스팅 Resting’과정이다. 열이 직접적으로 전달된 표면 부위의 육즙은 기화되며 육즙이 풍부한 내부와 육즙의 격차가 발생하게 되고, 잔열을 이용해 방치 해 두면 내부의 육즙이 전체적으로 퍼질 수 있다.

또한 조리 후 뚜껑 또는 호일을 5분 가량 덮어둔 뒤 섭취하면 육즙을 효과적으로 보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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