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트러버뉴스=고현진 기자] 닭한마리 가격이 3만 원을 넘어서는 시대가 열리면서 소비자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식재료 가격 인상을 넘어 시장의 구조적 변화와 특정 수요층을 겨냥한 가격 산정 방식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2만 원대였던 가격이 급등한 배경에는 외국인 관광객을 중심으로 한 특수 시장의 형성이 자리 잡고 있다.
업주의 가격 논리와 소비자의 불만이 맞서는 상황도 뚜렷하다. 동대문 등 닭한마리 전문점 밀집 지역의 업주들은 가격 상승 이유로 단순한 닭고기 원가 외에 다양한 요인을 제시한다. 닭한마리는 닭 한 마리에 더해 2인분 칼국수(약 1만 원)와 각종 채소 등 부가 재료가 함께 제공되는 메뉴이며, 고객이 직접 끓여 먹는 방식은 테이블 회전율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해 가격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업주들은 1인분 가격을 1만 5천 원 수준으로 책정해 2인분 기준 3만 원으로 설정한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체감은 다르다. 한 소비자는 “칼국수 사리를 별도로 주문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 가격 부담은 더 크다”며 “오랜 시간 끓여내는 백숙보다 비싼 가격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닭고기 원가 상승은 어느 정도 납득할 수 있지만, 국물과 부가 재료에 대한 가격 책정 방식에는 여전히 의문이 제기된다.
닭한마리 가격 급등의 배경에는 관광객을 중심으로 한 특수 수요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동대문 지역은 일본, 중국 등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닭한마리 성지’로 자리 잡으면서 내국인 소비자의 가격 민감도보다 외국인 관광객의 구매력에 초점을 맞춘 가격 정책이 형성된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음식 문화 전반에 걸쳐 사회적 논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관광객 유치를 위해 특화된 서비스와 가격을 제공하는 것은 긍정적인 측면이 있으나, 이로 인해 내국인 소비자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거나 외식 물가 전반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닭한마리 가격 상승은 단순히 식재료 값 인상이라는 표면적 이유를 넘어 시장 변화와 소비자, 업주의 이해관계가 얽힌 복합적인 문제로 볼 수 있다. 이는 외식업계 전반에 ‘어떤 소비자에게 가치를 제공하고, 그에 따른 합리적인 가격은 얼마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