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트러버뉴스=허승규 기자]  한국동물약품 산업의 지속적인 발전과 회원사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헌신하는 한국동물약품협회 정병곤 회장을 지난 6월 18일, 분당 소재 협회 사무실에서 만나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번 인터뷰는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동물약품 산업의 역할과 미래 비전을 조명하고, 협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얻고자 마련되었다. 정병곤 회장은 바쁜 일정 속에서도 한국동물약품 산업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진솔하고 명쾌한 답변을 들려주었다.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본지 기자에게 동물약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정병곤 회장   ©미트러버뉴스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본지 기자에게 동물약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정병곤 회장   ©미트러버뉴스

허승규 기자 : 안녕하십니까. 오늘 '미트러버뉴스'에서는 한국동물약품 산업의 발전과 회원사 권익 보호를 위해 힘쓰시는 한국동물약품협회 정병곤 회장님을 모셨습니다. 회장님, 바쁘신 와중에도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병곤 회장 :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허승규 기자 : 먼저, 한국동물약품협회의 역사와 주요 역할에 대해 간략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정병곤 회장 : 네, 저희 협회는 사실 꽤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54년 전인 1971년에 설립되었으니, 그 역사가 깊다고 할 수 있겠죠. 저희의 가장 큰 설립 목적은 당연히 동물용의약품 산업의 발전을 도모하고, 또 저희 회원사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것입니다. 주요 사업은 크게 자체사업과 정부 위탁 사업으로 나눌 수 있는데요. 자체사업으로는 가축 질병 방역 지원, 국제 협력 및 해외 시장 개척, 제도 개선 및 시책 연구, 대외 협력 및 권익 보호, 조직 관리, 홍보 발간, 교육 훈련, 그리고 검사 및 연구 사업 등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부 위탁 사업으로는 동물약품 관련한 다양한 국가적 현안들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위) 지난 25년 4월 22일 동물용의약품 현장 소통 간담회에 참석한 농림축산식품부 송미령 장관   (아래) 현장 소통 간담회에서 '동물용의약품 산업 발전 방안'을 설명하고 있는 정병곤 회장  ©한국동물약품협회
(위) 지난 25년 4월 22일 동물용의약품 현장 소통 간담회에 참석한 농림축산식품부 송미령 장관   (아래) 현장 소통 간담회에서 '동물용의약품 산업 발전 방안'을 설명하고 있는 정병곤 회장  ©한국동물약품협회

허승규 기자 : 협회 사업 영역이 매우 광범위한데요. 이러한 사업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시너지를 창출하고, 협회의 가치 사슬을 어떻게 고도화하고 계신지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정병곤 회장 : 질문에 앞서 동물약품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드리는 게 이해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동물약품은 동물의 질병을 예방하고 진단하며 치료하는 데 사용되는 모든 품목을 총칭합니다. 용도에 따라 축산용, 수산용, 그리고 최근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반려동물용으로 구분되고요. 분류는 의약외품과 의료기기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저희가 생각하는 동물약품의 가치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동물을 건강하게 하는 본연의 역할이죠. 질병 예방, 진단, 진료, 건강 관리를 통해 동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입니다. 둘째는 사람의 건강과 행복에 기여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광견병 같은 인수공통전염병 예방에 동물약품이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마지막으로 산업적인 가치도 매우 큽니다. 수출 비중이나 SD바이오센서의 신속진단킷트 사례에서 보듯이,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상당합니다.

이러한 가치를 바탕으로 저희 협회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합니다. 예를 들어, 국가 방역에 필수적인 백신이나 소독약품 등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통계 관리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요. 산업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수출 지원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습니다. 해외 시장 개척을 돕고 각국의 전시회에 참여하여 교류를 확대하는 것이죠. 또한, 새로운 산업 창출을 위해 반려동물 산업 강화에 집중하며 시장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안전성 및 품질 강화를 위해서는 GMP 업그레이드를 독려하고, 각종 제도 개선, 즉 법 개정이나 중장기 발전 대책 마련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검사 업무 지원을 위한 연구원 운영, 신제품 개발을 위한 R&D 지원 등 용역 사업 추진도 활발합니다. 마지막으로 회원사 간의 친목 강화를 위해 워크샵을 지원하여 소통을 증진시키고 있습니다.

25년 5월 19~20일애 개최된 동물용의약품등 산업발전을 위한 민관합동 GMP·GLP·GCP 전문교육 프로그램의 8회차 진행 현장   ©한국동물약품협회
25년 5월 19~20일애 개최된 동물용의약품등 산업발전을 위한 민관합동 GMP·GLP·GCP 전문교육 프로그램의 8회차 진행 현장   ©한국동물약품협회

허승규 기자 : 말씀해주신 것처럼 정부 위탁 업무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협회가 수행하는 주요 정부 위탁 업무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그 중요성은 무엇일까요?

정병곤 회장 : 네, 저희는 농림축산식품부와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여러 중요한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고 있습니다. 주요 업무로는 동물용의약품 품목 신고 지원이 있습니다. 이는 안전성 문제가 없는 의약외품들을 시장에 출시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죠. 또한 표준통관예정보고를 통해 국내 인허가 여부를 확인하고, 생산, 수입, 판매 등의 공식 통계를 관리하는 실적 관리 업무도 맡고 있습니다. 정부 의무 교육을 진행하며, 동물용의약품 과대 광고 모니터링을 지원하여 소비자의 올바른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저희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이러한 업무들은 동물용의약품 산업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허승규 기자 : 최근 빅데이터와 같은 첨단 기술이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접목되고 있는데요. 동물약품 산업에서는 이러한 기술들을 어떻게 활용하고 계시며, 현재까지의 성과는 어떠한가요?

정병곤 회장 : 솔직히 말씀드리면, 아직 저희 협회에서는 기업 정보 유출 등의 문제점을 우려하여 빅데이터 같은 첨단 기술을 전반적으로 활용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동물용 의료기기 산업 쪽에서는 첨단 기술을 활용한 제품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동물의 정보나 전자 의무기록 등 의료 정보를 분석하여 해당 동물의 감별 진단 목록을 생성하는 제품들이 개발되고 있으며, 이러한 제품들은 국내 판매는 물론 수출까지 준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앞으로 저희 협회도 이러한 기술 도입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통해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시계 방향) 2024년 아프리카 시장개척단-축산협단체 협의회 방문 설명회,  2023년 우즈베키스탄 수의축산위원회  방문 설명회, 2024년 UAE 식의약처장 방한 관계관 회의, 2024년도 중국수약협회 방문 설명회 사진   ©한국동물약품협회
(시계 방향) 2024년 아프리카 시장개척단-축산협단체 협의회 방문 설명회,  2023년 우즈베키스탄 수의축산위원회  방문 설명회, 2024년 UAE 식의약처장 방한 관계관 회의, 2024년도 중국수약협회 방문 설명회 사진   ©한국동물약품협회

허승규 기자 : 해외 시장 확대는 모든 산업에 중요한 과제인데요. 협회에서는 해외 시장 확대를 위한 어떤 전략과 성과를 거두고 계신가요?

정병곤 회장 : 해외 시장 확대는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모시고 와서 보여주는 것'이고, 둘째는 '가서 보여주는 것'입니다.

'모시고 와서 보여주는 것'은 수출을 희망하는 국가의 인허가 담당자들을 저희 한국으로 초청하여, 저희의 정부 시스템, 관리 시스템, 그리고 실제 산업 현장을 보여드리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한국 문화 체험까지 제공하여 한국 동물약품 산업에 대한 이해와 신뢰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가서 보여주는 것'은 저희가 직접 해외 시장으로 나가 개척단을 꾸리고 국제 전시회에 참가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올해 3월에 개최된 'VIV Asia 태국 전시회'의 경우, 아시아 최대 규모와 역사를 자랑하는 전시회인데, 우리나라가 전시회 참가 올해의 국가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작년에는 아프리카 르완다로 파견되어 동부 아프리카의 동물용의약품 산업 동향을 파악하고 시장 조사를 진행했으며, 현지 인력 네트워크도 구축했습니다. 이를 통해 신규 수출 확대와 시장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고, 실제로 화학 제나 진드기 키트의 경우 작은 양이지만 수출로 이어지는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위) 25년 VIV ASIA '2025 올해의 국가 행사'에서 한국관 대표 발표자로 연단에 선 정병곤 회장   (아래) 2024년 시장개척단-아프리카 전시회(VIV Africa 2024)에서 직접 한국동물약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정병곤 회장  ©한국동물약품협회
(위) 25년 VIV ASIA '2025 올해의 국가 행사'에서 한국관 대표 발표자로 연단에 선 정병곤 회장   (아래) 2024년 시장개척단-아프리카 전시회(VIV Africa 2024)에서 직접 한국동물약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정병곤 회장  ©한국동물약품협회

허승규 기자 : 정말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계시네요. 회장님께서 협회를 성장시키기 위한 비전, 경영 철학, 그리고 구체적인 계획은 어떻게 되시는지 궁금합니다.

정병곤 회장 : 저는 사실 거창하게 '세계 몇 대 진입' 같은 비전보다는, 저희 산업의 본질적인 가치를 더 높이고자 합니다. 구제역이나 고병원성 인플루엔자 등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는 각종 전염병에 대응할 수 있는 백신 개발을 지원하고, 소비자의 요구가 증가하고 있는 반려동물 전문의약품 공급을 확대하며, 인수공통전염병 예방을 통해 인류의 건강을 보호하는 역할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궁극적으로 산업적으로도 국익에 도움이 되는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리고 우리 협회 슬로건은 “건강한 동물, 행복한 인류, 함께하는 한국동물약품협회” 입니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은 크게 세 가지 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 산업 성장을 위해 수출 확대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특히 반려동물 분야를 강화할 것입니다. 둘째, 회원사의 편익과 친목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불필요한 규제를 개선하고, 회원사와 정부 간의 소통을 강화하며 교류를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협회 내부를 위한 계획입니다. 직원들이 자긍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좋은 직장'을 만들고, 각 직원을 해당 분야의 '전문가'로 양성하여 협회의 역량을 더욱 강화할 것입니다.

(위) 지난 25년 1월 7일에 개최된 검역본부 김정희 본부장, 농식품부 강형석 실장 등 다수 참석한 한국동물약품협회 신년교례회    (아래) 25년 2월 27일에 개최된 제33차 한국동물약품협회 정기총회에서 연임 확정후,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는 정병곤 회장   ©한국동물약품협회
(위) 지난 25년 1월 7일에 개최된 검역본부 김정희 본부장, 농식품부 강형석 실장 등 다수 참석한 한국동물약품협회 신년교례회    (아래) 25년 2월 27일에 개최된 제33차 한국동물약품협회 정기총회에서 연임 확정후,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는 정병곤 회장   ©한국동물약품협회

허승규 기자 : 마지막 질문입니다. 협회의 활동을 믿고 소비하는 회원사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정병곤 회장 : 저희 한국동물약품협회는 항상 여러분 곁에 있습니다. 어떤 어려운 일이든 주저하지 마시고 저희와 상의해 주십시오. 저희 협회는 언제나 회원 여러분의 든든한 동반자가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허승규 기자 : 오늘 귀한 말씀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지금까지 한국동물약품협회 정병곤 회장님과 함께했습니다.

인터뷰 말미에 정병곤 회장은 미트러버뉴스 구독자들께 '한국동물약품협회'가 동물의 건강, 인류의 삶의 질 향상, 국가 경제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미트러버뉴스
인터뷰 말미에 정병곤 회장은 미트러버뉴스 구독자들께 '한국동물약품협회'가 동물의 건강, 인류의 삶의 질 향상, 국가 경제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미트러버뉴스

한국동물약품협회 정병곤 회장과의 대화는 한국 동물약품 산업이 단순히 동물의 건강을 넘어 인류의 삶의 질 향상과 국가 경제 발전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깊이 이해하는 시간이었다. 특히 급변하는 기술 환경 속에서도 빅데이터 활용의 신중함을 언급하면서도 미래 지향적인 산업 발전을 모색하는 모습, 그리고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한 '모시고 와서 보여주는' 전략과 '가서 보여주는' 현장 중심의 노력이 매우 인상 깊었다. 협회가 회원사와의 상생을 추구하고 직원들의 전문성 강화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는 모습은, 앞으로 한국 동물약품 산업이 글로벌 리더로 도약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한다. 정병곤 회장의 '건강한 동물, 행복한 인류, 함께하는 한국동물약품협회'라는 슬로건처럼, 협회가 앞으로도 대한민국 동물 약품 산업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혁신을 이끄는 주역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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